[미지와의 기록 01] 시간이 멈춘 날
시간이 멈춘 순간, 그리고 은빛 비행체
설명할 수 없었던 어느 날의 경험과, 그날 이후 시작된 이야기
어디서부터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저에게는, 나에게 일어난 이 모든 일들을 완벽하게 설명할 만한 충분한 지식이나 언어가 아직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어떤 결론을 내리기 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저 내가 경험했다고 느낀 순간들을, 기억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하나씩 기록해 보려는 시도입니다.
자연으로 가까워지던 시간
팬데믹이 점점 심해지면서 세상과의 거리는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은 줄어들었고, 격리된 생활과 재택근무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간 동안 나는 오히려 자연과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생기자 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산길을 걷고, 바람을 느끼고, 아무 말 없이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점점 좋아졌습니다.
그러면서 오래전에 잠시 접어두었던 기상사진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구름을 좋아했습니다. 같은 모양으로 머물러 있는 순간이 단 한 번도 없는 구름. 끊임없이 변하고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그 모습이 이상할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날, 나는 산을 올랐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하늘에는 짙은 구름이 가득했습니다. 비가 내릴 듯한 날씨였습니다.
평소 같았다면 산행을 미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그런 하늘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비를 머금은 하늘. 산을 뒤덮는 낮은 구름.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거대한 구름의 움직임.
그것을 가까이에서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조금 무리해서 높은 곳까지 올라갔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주변은 점점 구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시야는 좁아졌지만, 오히려 내가 원했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나는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날이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멈추다
어느 순간이었습니다.
갑자기 주변의 모든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감각이었습니다.
동시에 아주 강한 자기장과 비슷한 느낌이 몸을 감싸는 듯했습니다.
분명히 의식은 있었습니다. 나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고, 눈앞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움직이려고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내려고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순간 내가 느꼈던 것은 무엇보다도 강한 공포였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상황에 갑자기 갇혀버린 듯한 느낌. 시간이 멈춘 공간 안에 나 혼자 존재하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눈앞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은색의 달걀 모양 비행체
갑자기 눈앞에 은색의 달걀 모양을 한 비행체가 나타났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러웠습니다.
'찰나'라는 단어조차 너무 길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눈앞에 나타났다고 표현하는 것조차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마치 원래 그곳에 없던 무언가가 한순간에 공간을 뛰어넘어 나타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속도는 내가 알고 있는 물리적인 움직임의 개념으로는 쉽게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순간적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보였고,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이 실제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의식을 넘어선 무엇인가
그런데 더욱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단순히 어떤 비행체를 보았다는 느낌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거대한 무언가가 나의 의식에 직접 닿아오는 듯한 느낌. 말이나 소리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감각 그 자체를 통해 무언가가 전달되는 듯했습니다.
나는 그것을 당시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강렬하게 느껴졌던 것은 엄청난 영적인 존재감이었습니다.
인간의 감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무엇인가가 내 의식과 맞닿아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이상한 의식의 흐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채널링의 시작
그것을 나는 훗날 '채널링'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저 무언가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 혹은 내가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만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소리로 들려오는 대화와는 달랐습니다. 생각인지, 이미지인지, 감각인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그 경험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것이 실제로 외부에서 온 존재였는지,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낸 특별한 경험이었는지, 혹은 내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어떤 현상이었는지 나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습니다.
그날 이후, 나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설명할 수 없는 것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경험은 조금씩 언어로 정리됩니다. 하지만 어떤 경험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설명하기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내가 그날 산에서 경험한 일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믿어달라고 쓰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내가 경험한 것을 하나의 정답으로 규정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날 내가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꼈으며, 무엇이 내 의식에 남았는지를 가능한 한 솔직하게 기록해 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이후 이어진 이상한 경험들, 설명하기 힘든 의식의 변화, 그리고 내가 경험한 '채널링'에 관한 이야기.
이제부터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나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날 이후의 나는 그 이전의 나와 같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